스스로에게 나는 이제 쓸모가 없어라는 생각이 들 때
받아들이긴 싫지만, 어느 순간 나 자신이 별로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일을 해도 성과가 없고, 열심히 땀 흘려도 인정받지 못하기도 하고요. 늘 제자리로 느껴지죠.
‘그럼 그렇지. 내가 더 한다고 달라질 것 같지도 않고’
하며 스스로 포기하기도 합니다.
이건 단순히 무기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자기 효능감 저하'라고 부릅니다.
자기 효능감이란, 어떤 일을 스스로 해낼 수 있다고 믿는 힘인데, 이게 약해지면 내가 살고 있는 삶의 의욕이 함께 흐릿해지는 것이죠.
보통 이런 시기에는 '나'라는 사람의 가치가, 일의 결과나 타인의 평가에만 묶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성과가 없으면 존재감도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연결이에요.
사람의 ‘쓸모’는 결과보다 과정 속의 나에게 있습니다. 아니, '나'라는 존재 그 자체에 있죠.
조용히 책임을 다한 하루, 누군가를 배려한 한마디, 그리고 지금 숨 쉬고 느끼고 있는 '나' 그 자체가 다 쓸모의 형태입니다.
당신의 쓸모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지금 잠시 그 쓸모의 기준이 어긋난 것일 뿐입니다.

자기 효능감이 떨어지는 진짜 원인
자기 효능감은 단순히 ‘자신감’과는 달라요.
자신감이 ‘할 수 있다’는 기분 상태라면, 자기 효능감은 ‘경험에서 나오는 확신’에 가깝죠.
그렇기 때문에 이 감각이 무너지는 원인은 생각보다 현실적이에요.
자주 맞이한 실패 경험과 불명확한 목표, 혹은 지나치게 높은 기준이 반복될 때 등이 그렇죠.
특히 요즘처럼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를 원하는 환경에서는
내 옆사람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압박이 너무 쉽게 마음을 잠식하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그 기준 대부분은 사실, 누군가 직접적으로 내게 요구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속도, SNS 타임라인 속의 팔로워들이 나의 ‘평균치’를 결정해 버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겁니다.
그 안에서 비교는 자연스럽게 시작되었을 것이고, 조금만 뒤처져도 ‘나는 못 따라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스민 것이죠.
자기 효능감이 떨어지는 것은 결국,
‘외부의 기준으로 나를 평가하는 습관’이 스스로 깊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회복의 시작은 “내 기준을 다시 세우는 일”에서 출발해야 하겠죠.
나의 쓸모를 다시 깨우는 회복습관
자기 효능감을 되살리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아요. 작은 성공 경험부터 쌓아나가도 큰 도움이 되거든요.
하루 단위 정도로도 작은 성취가 쌓이면,
‘내가 해 낸 것’이라는 감각이 서서히 되살아날 겁니다.
정말 가볍게 시작해 보죠. 늘 아침을 거르던 습관이 있었다면, 내일은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모닝커피 한 잔을 하며 시작을 해보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오늘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경험도 하나 추가될 수 있겠네요.
그리고 하루 계획을 미리 적어두고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체크하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거창하게 갓생러까진 아니어도, 하나씩 시작해 보세요.
그 작은 성취감 또는 완료감이 뇌를 자극할 겁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조금 더 해볼까?’ 하는 동기도 생길 겁니다.
또 하나, 비교를 줄이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해요.
업무적인 특수성을 제외한 개인적인 SNS 사용 시간은 줄이거나 시간을 정해놓고 해 보세요.
당장 팔로워들의 소식이 궁금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원인으로부터 잠시만 떨어져 보자고요. 아마, 걱정했던 것보다 괜찮은 나 자신을 발견할 겁니다.
그렇게 조용히 나만의 리듬을 회복하는 시간 속에서 당신의 자기 효능감은 다시 자라날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를 잘 아는 사람과의 대화’는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그 사람의 말 한마디가 잊고 있던 나의 쓸모를 다시 비춰줄 때가 있죠.
“너 그거 잘하잖아.”
나도 잊고 있던 내 강점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우리는 종종, 자신보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기도 한답니다.
정리하자면
자기 효능감이 떨어질 때, 그건 당신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너무 오래 남의 기준 안에서 버텨왔다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거창한 계획 아니어도 됩니다.
작고 소소한 회복습관, 남과의 비교보다는 나의 속도, 그리고 나를 잘 아는 사람과의 대화. 그 거면 충분해요.
쓸모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잊히지 않게 다시 꺼내는 겁니다.
그리고 그건, 오늘도 조금은 버텨낸 당신의 하루 속에 이미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