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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가기 전, 지금의 나를 정비하는 시간

by 회색소음 2025. 11. 5.

다음으로 가기 전, 지금의 나를 정비하는 시간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 앞에서...

하루하루 반복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매일의 하루는 비슷하게 흘러가고, 지금의 오늘이 어제보다 더 나은건지도 모르겠고 말이죠.

'내일도 똑같이 일어나서 출근하고 퇴근하고 잠들겠지'

의욕이 떨어진 걸까요? 사실은 방향이 흐릿해진 상태일 수 있습니다.

 

목적지가 명확하다면 의욕은 따라올 것이지만, 그 방향을 잃으면 아무리 좋은 조건도 무의미해집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억지로 의욕을 내려고 애쓰거나 자극을 줄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나를 좌표 위에 다시 놓는 일일 것입니다.

 

방향성을 다시 찾아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어요.

삶의 목적 또는 일의 목적이 변했는데 나는 여전히 과거의 기준으로 일하고 있을 수 있고요,

늘 회사의 기준 또는 상대의 기대에 맞추다 보니 내 판단이 희미해졌을 수 있고,

혹은 계속 열심히 달려만 오다 보니 잠시 멈춰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다가 한 번에 현타가 올 수도 있죠.

 

‘방향성’이 사실 거창한 인생계획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 시점에서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방향을 잃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 나의 ‘현재 좌표’ 파악하기

무언가를 새로 세우기 전에는 항상 위치 확인이 먼저죠. 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를 알아야 앞으로의 길이 보이겠죠.

 

우선 빈 종이에 다음 세 가지를 적어보세요(세 가지보다 더 다양한 의미 있는 항목을 찾아봐도 좋아요).


1. 지금 하고 있는 일 — 소속된 곳이 없다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업무나 역할도 좋아요.
2. 지금 느끼는 감정 — 그 일을 하면서 느끼는 대표적인 감정 세 가지(예: 답답함, 무의미함, 안정감 등).
3. 최근에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 — 작더라도 ‘이건 괜찮았지’라고 느꼈던 순간.

별 거 아니지만, 평소에 내가 하는 일을 놓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을 거예요.

내가 막연히 '방향을 잃었다'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어떤 영역에서 멈춰 있거나, 과부하가 걸려 있던 걸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일은 안정적이지만 의미가 없다'라고 생각되면 ‘성장과 의미 욕구’가 막힌 것이고,

'성취감은 있지만 너무 지친다'라고 한다면 ‘균형과 회복’이 부족한 상태인 것이죠.

 

결국 방향성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도 있지만 그전에 먼저

‘어디가 막혀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겁니다.

 

방향을 다시 세우는 3가지 단계 — 증거 중심, 환경 기준, 기반 스킬

현재를 정리했다면, 이제는 다음으로 구체화 단계, 즉

'앞으로 3개월 동안 내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실제 행동 언어로 바꾸는 시간입니다.

 

만약 당신이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면,

3개월은 막연한 기다림이 아니라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중요한 유효기간이 될 겁니다.

어떻게 하면 그 3개월을 좀 더 전략적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지, 세 가지 단계로 살펴볼게요.

 

1. 나의 가능성을 증명할 결과물 중심으로 방향 정하기

이직이든 방향을 새로 정하든 고민할 때 중요한 건 내 경험이 시장에서 어떤 형태로 보이는가입니다.

그래서 방향을 세울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지금 자리에서 내가 '성과' 대신 '증거'를 남길 수 있는 게 뭘까?"

 

예를 들면,

- 마케팅 직무라면 이번 분기에 데이이터 기반 캠페인 리포트를 직접 설계하거나,

- 디자이너라면 포트폴리오에 들어갈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를 남기거나,

- 기획자라면 프로세스 개선 문서나 신규 기획서 초안을 정리해 두는 것이죠.

 

단순히 회사 성과가 아니라,

'내 역량을 밖에서도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겁니다.

즉, '회사일을 내 다음 단계 준비로 전환'하는 전략인 것이죠.

 

2. '내가 진짜 원하는 일 환경'을 기준으로 방향 구체화 하기

이직을 고민하는 약 70%는 사실 '업무 내용'보다는 환경과 관계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어떤 직무로 옮길까'보다는

'나는 어떤 환경에서 제일 집중이 잘 되는가'를 먼저 정의해야겠죠?

 

그래서 매주 한 번 '오늘의 만족도 로그'를 5줄 이내로 기록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 이번 주 혼자 일할 땐 몰입이 잘 되었는지,

- 동료 피드백이 많을 때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혹은 더 좋았는지,

- 성과보다 과정 중심의 팀에서 안정감을 느꼈는지 등등을 기록해 보는 것이죠.

 

이걸 4주만 해봐도 어느 정도 패턴이 보일 거예요.

그 패턴이 바로 '내가 다음에 선택해야 할 조직 또는 방향성의 환경 조건'이 될 것이고요.

 

3. 이직이든 잔류든 '둘 다 통하는 나의 기반 스킬'을 키우는 방향

무조건 '퇴사'가 답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어디에 있든 통하는 기반 스킬을 강화해야겠죠.

그건 곧 3개월의 '투자 방향'이기도 합니다.

 

- 커뮤니케이션이 약하다면, '내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1페이지 보고서 작성법'을 3개월 집중 테마로 잡기

- 데이터 리터러시가 약하다면, '엑셀 자동화나 기본 통계 툴로 간단한 인사이트 리포트 만들기'를 목표로 잡기

- 혹은 팀 내에서 피드백을 주고받는 루틴을 개선하는 실험적인 것을 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건 사실 퇴사를 해도 사라지지 않는 내 자산입니다.

즉, 지금의 회사를 '연습장'으로 활용하는 3개월간의 전략이 되는 것이죠.

떠날 때를 대비하면서도 동시에 현재를 낭비하지 않는 전략적인 계획이 될 겁니다.

 

결국 구체화란,

'3개월 동안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보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입니다.

 

이직은 결국 타이밍의 문제도 있지만

준비된 사람에게 오는 선택의 문제거든요.

그 준비는 바로 이 3개월의 방향 설정에서 시작될 겁니다.

 

정리하자면,

방향을 잃었다는 건 실패가 아니라 다음 길로 넘어가기 전의 조정기예요.

먼저 지금의 위치를 확인하고, 내가 진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다시 정리하자고요.

그다음 짧은 문장 하나로 내 방향을 정의해 두면 충분합니다.

그러면서 다음을 위한 준비는 현재를 연습장으로 잘 활용하다 보면, 좋은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겠죠?

 

삶의 방향성은 거창한 목표가 아닙니다.

오늘 그 기준을 세운다면, 내일은 훨씬 덜 흔들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