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만두고 싶다’는 감정보다 먼저, 무엇이 나를 막고 있는가
“이 일은 나랑 안 맞는 것 같아요.”
많은 퇴사 고민은 이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 문장은 대개 ‘일의 본질이 아닌 주변 요인’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쉬운 예로 상사 스타일이 나와 안 맞거나, 회사의 의사결정이 느리거나, 반복되는 보고서가 지겹거나 하는 이유일 수 있고, 그 외 관계나 다양한 이유도 있죠. 이런 이유로 이직을 고민한다면, 사실은 대부분 ‘직무’가 아니라 ‘환경’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을 잘해도 성취감이 없고, 본질적으로 이 일이 내 흥미와 맞지 않는다면 그땐 ‘직무’ 자체를 바꿀 타이밍일 수 있죠.
즉, “지금 벗어나고 싶은 게 사람인가, 일인가, 산업인가” 이 질문을 먼저 명확히 해야 합니다.
직무를 바꿀까? — ‘성향’과 ‘역량’의 정렬이 먼저
직무 전환을 고민한다면, 먼저 나의 성향이 현재 일과 얼마나 맞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분석형 인간이라면 기획·데이터·리서치 직무에서 강점을 보이고,
- 창의형 인간이라면 콘텐츠·브랜딩·디자인 쪽에서 에너지를 얻습니다.
- 반대로 반복·정확성 중심형이라면 회계, 운영, 품질관리 같은 직무가 안정적입니다.
이건 단순한 적성검사가 아니라, '6개월 이상 해봤는데 여전히 몰입되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몰입이 사라졌다면,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일의 본질이 나와 어긋나 있다는 신호예요.
산업을 바꿀까? — ‘전망’과 ‘전이성’을 함께 봐야
산업을 바꾸는 건 직무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습니다. 다만, 산업의 성장성과 전이성(이식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해요.
예를 들어,
제조업 재무팀에서 커머스 재무로 옮기는 건 비교적 자연스럽습니다(정산 구조와 KPI가 유사하니까요).
반면, 제조업 재무에서 IT 플랫폼의 사업기획으로 가려면 ‘기획적 사고 + 데이터 기반 이해’라는 새 언어를 익혀야 합니다.
즉, 산업 이동은 ‘다른 세계로의 점프’가 아니라 ‘번역의 과정’이에요. 내가 가진 기술과 지식이 새로운 산업의 언어로 번역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체크리스트로,
- 지금 산업의 성장률은 정체되어 있지 않은가?
- 내가 가진 경험이 새로운 산업에서 바로 쓰일 수 있는가?
-산업 교체로 ‘대우’와 ‘배움’ 중 무엇을 더 얻을 수 있는가?
가 있을 겁니다.
사내 이동부터 시작하라 — 가장 안전한 전략적 피봇
외부 이직이 리스크가 크다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사내 이동(In-house pivot)입니다. 지금 조직 안에서 새로운 역할을 경험해보는 거죠. 예를 들면, 마케팅 담당자가 내부 TF에서 데이터 담당으로 참여하거나 운영자가 신규 서비스 론칭 프로젝트의 PM으로 맡는 식입니다.
이건 ‘퇴사 없는 전환’이에요. 지금의 신뢰와 급여를 유지한 채, 다음 커리어로 가는 발판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내부 이동이 어렵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의 요소를 현재 업무 안에서 시도해보세요. 작은 시도라도 그것이 ‘근거 있는 전환 스토리’가 됩니다.
이직의 본질은 ‘기여의 언어’를 설계하는 일
직무나 산업을 바꿀 때, 가장 흔한 실수는 “배우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기업은 ‘배울 사람’이 아니라 ‘기여할 사람’을 찾습니다. 이때 필요한 건 ‘기여 스토리텔링’. 즉, 지금까지의 경험이 새로운 역할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보여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제조업에서의 고객 리텐션 분석 경험을 플랫폼 서비스의 가입자 유지 전략 설계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포부가 아니라, ‘내 경험이 너희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제안이죠.
정리
이직은 도망이 아니라, 나의 경험과 역량을 새 맥락에 배치하는 ‘설계 행위’입니다.
- 감정보다 구조로 판단하고
- 성향과 산업의 교집합을 찾으며
- 사내 이동으로 리스크를 줄이고
- ‘배움’이 아니라 ‘기여’로 스토리텔링하세요.
결국 경쟁력 있는 커리어란, 움직이지 않는 게 아니라, 방향을 설계하며 움직이는 사람이 만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