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어”보다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구조 진단’입니다
번아웃이 반복될 때,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지칠 수밖에 없는 환경’ 일 가능성이 큽니다
직장에서 번아웃은 한 번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팀원은 이상할 정도로 정기적으로 소진되는 패턴을 보이기도 하죠.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구나, 잠시 쉬어가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달 뒤, 혹은 프로젝트 하나 끝날 때마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 누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시점에서 보통 팀의 리더는 실망과 난처함이 동시에 찾아옵니다.
'지난번도 도와줬는데, 왜 또 이럴까?'라는 감정이 생기지만, 이 감정은 문제 해결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반복적 번아웃은 대부분 개인의 의지·멘탈·체력보다 환경적 요인에서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업무 범위가 지나치게 넓거나, 역할의 경계가 모호하거나, 관계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누적되거나, 일의 목표가 흐릿해진 경우 이죠. 혹은 팀의 작업 방식이 팀원 개개인의 성향과 맞지 않는 구조일 수도 있습니다.
즉, 번아웃이 반복된다는 건 팀원이 약해서가 아니라 그 구조에서는 누구라도 지칠 수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번아웃을 해결하려면 “왜 힘들어?”보다 먼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있어서 지침이 반복되는가?'를 보는 것이 실무적으로 더 정확합니다.
번아웃은 개인이 만든 현상이 아니라, 개인이 감당하고 있는 구조가 만들어내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문제를 개인에게 돌리지 않고 구조에 먼저 접근하는 것이 리더십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반복되는 지침에는 항상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문제는 그 이유를 말할 수 없는 분위기이죠.
대부분 번아웃 팀원은 자신의 진짜 이유를 말하지 않습니다.
말을 해도 전체의 30% 수준만 드러내죠.
왜냐하면 회사에서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는 것은 평가·관계·향후 기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팀의 리더는 보편적으로 이렇게 느낍니다.
'이유를 말하라고 하면 늘 비슷한 얘기만 나온다.'
'원인이 여러 개 뒤섞여 있는데 핵심이 뭔지 모르겠다.'
이 상황을 풀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감정적 공감이 아니라 문제 파악 방식의 변화입니다.
즉, 한 번의 대화로 끝내려 하지 말고, 지침이 반복될 때마다 나타나는 ‘패턴’을 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효과적인 방식은, 팀장의 주관적 해석을 최소화하고 팀원의 상황을 구조화된 질문 방식으로 세로로 파고드는 것입니다.
'당신이 왜 힘든가?'가 아니라, '업무 흐름의 어느 지점에서 힘듦이 발생하는가?'라고 묻는 접근입니다.
예를 들어 살펴보면, 반복적 번아웃을 겪는 사람들은
- 예측 불가능한 업무가 갑자기 주어지는 환경
- 역할의 경계가 모호한 팀 구조
- 관계 갈등을 혼자 감당하는 상황
-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판단할 기준 부재
- 팀장이 모르는 숨은 부담 요소
이런 요소들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갖고 있습니다.
팀장이 해야 하는 일은 “무슨 일이야?”가 아니라, '어떤 조건이 반복적으로 당신을 지치게 만드는가?'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감정적인 대화가 아니라 업무 구조를 재설계하기 위한 대화가 열립니다.
휴식으로 해결되지 않는 번아웃의 해결책은 ‘구조 조정 + 역할 명확화 + 작업 방식 재설계’
번아웃이 반복될 때 많은 리더는 보통 휴식·배려·업무 조정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문제를 일시적으로 줄일 뿐, 근본적인 원인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곧 다시 지침이 찾아오게 됩니다.
실제로 번아웃 해결의 핵심은 사람의 상태를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소진시키는 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아래 세 가지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역할의 경계를 명확하게 재정의하기
번아웃을 반복하는 팀원일수록 업무 경계가 흐릿합니다.
팀장은 “그 정도는 같이 해줘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일의 단위가 불명확한 채로 계속 쌓이기 때문에
시간·체력·심리 에너지가 동시에 소진됩니다.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프로세스 재설계하기
사람은 ‘예측 불가능한 압력’에 가장 빨리 소진됩니다.
따라서 번아웃 팀원에게는 업무 마감 주기, 중간 검토 방식, 요청 절차 같은 요소를 명확히 하는 것이 가장 큰 안정감을 줍니다.
이건 통제가 아니라 안전장치입니다.
리더의 개입 방식도 명확히 하기
지침이 반복되는 팀원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응원'이나 '위로'보다 '명확한 기준 + 예측 가능한 지원 + 문제 정의 방식'입니다.
이 조합이 이루어지면 팀원은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과 동시에 무엇을 하면 다시 지치지 않을지를 명확히 알게 됩니다.
결국 번아웃을 줄이는 리더는 감정적으로 배려하는 사람이 아니라, 환경과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이 접근이 되면 팀원도 안정되고, 리더도 소진되지 않으며, 팀 전체의 퀄리티가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됩니다.
정리
- 반복적 번아웃은 개인이 약해서가 아니라, 그 구조에서는 누구라도 지칠 수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휴식·배려 중심의 단기 대응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 번아웃을 해결하려면 감정이 아닌 구조적 원인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 역할 경계, 예측 가능성, 업무 흐름, 팀장의 개입 방식 등 환경 조정이 진짜 해결책입니다.
- 번아웃을 다루는 팀장의 핵심 역량은 사람을 위로하는 능력이 아니라 사람이 지치지 않게 시스템을 설계하는 능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