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가 넘쳐도 결론이 안 보인다면, 보는 방식부터 재설계해야 합니다
전략이 막히는 이유는 정보 부족이 아니라 ‘문제를 바라보는 구조’가 흐릿하기 때문입니다
업무에서 전략을 세울 때 가장 흔한 난관은 자료는 많은데 방향은 안 나온다는 상황입니다.
시장 조사, 경쟁사 분석, 고객 데이터까지 모두 모아 봤는데도 정작 어떤 결론을 내야 할지 막막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대부분의 실무자가 저지르는 실수는 ‘자료가 부족해서 그런가?’, ‘리서치를 더 해야 하나?’라는 접근입니다.
하지만 전략이 막힐 때 대부분의 원인은 정보 부족이 아니라 정보를 바라보는 구조가 설정되지 않은 것에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 자료가 많은데 왜 결론이 안 보일까?
- 찾은 정보는 많은데 왜 아무 의미도 만들 수 없을까?
- 매번 같은 방식으로 조사하는데 왜 결과물의 퀄리티는 들쑥날쑥할까?
이 문제는 얼마나 많이 조사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조사했는가가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깁니다.
전략은 ‘무엇을 할지’가 아니라 '왜 이걸 해야 하는가'가 먼저 서야 방향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상사가 “우리 서비스 이용자 분석 한번 해보자”라고 말했을 때 표면적인 요청은 ‘이용자 분석’이지만
실제로는
- 신규 캠페인을 설계하려는 것인지,
- 특정 기능 사용률이 떨어진 이유를 찾고 싶은 것인지,
- 고객층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요구 목적이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이 목적을 모른 채 자료만 모으기 시작하면 당연히 결론은 흐릿해집니다.
왜냐하면 전략적 인사이트는 문제와 목적이 명확해야만 드러나는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전략이 막힐 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자료가 아니라, 문제를 바라보는 구조를 먼저 세우는 일입니다.
인사이트는 ‘자료량’이 아니라 ‘리서치 설계’에서 갈립니다
리서치를 많이 하면 기획이 좋아질 것 같지만, 실무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료가 많아질수록 방향은 더 흐려지는 경험, 누구나 해보셨을 겁니다.
이 차이를 만드는 건 리서치 스킬 자체가 아니라 리서치를 어떻게 설계했는가입니다.
실무에서 인사이트가 선명하게 나오는 리서치 설계 방식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조사 범위를 먼저 확정해야 자료가 의미를 갖습니다
많은 실무자가 “일단 검색부터” 시작하지만 이 방식은 자료의 홍수 속에서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리서치의 첫 단계는
- 시장
- 경쟁
- 고객
- 기술
- 트렌드
- 리스크
- 내부 역량
이 중 무엇을 조사할지 정확히 먼저 고르는 것입니다. 조사 범위를 좁혀야 자료 하나하나가 전략적 가치가 생깁니다.
범위 없이 조사하면 정보가 아니라 노이즈가 쌓입니다.
데스크 서치만 하면 절반밖에 못 본 것입니다
구글링·통계자료·공시자료 같은 데스크 서치는 필수지만, 실무에서 더 강력한 것은 ‘필드 서치’입니다.
필드 서치는 거창한 인터뷰가 아니라 이 업무를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에게 5분만 묻는 것입니다.
팀 옆자리 동료, 현장 담당자, 업계 지인 등 단 한 번의 짧은 대화가 검색으로는 절대 찾지 못할 맥락을 알려줍니다.
전략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맥락 이해의 깊이에서 결정됩니다.
자료는 모으는 것이 아니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생깁니다
리서치의 가치는 자료 수집이 아니라
- 분류
- 제거
- 우선순위
이 세 과정에서 생깁니다.
자료를 그대로 쌓아두면 단순히 ‘정보 창고’ 일뿐이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 자료는 논리 구조로 바뀝니다.
전략이 강한 팀일수록 리서치를 길게 하지 않고 정리를 오래 합니다.
리서치 설계가 잡히면 자료는 의미가 되고, 의미는 결론이 됩니다.
결국 인사이트는 자료량이 아니라 리서치 구조의 품질에서 나옵니다.
좋은 인사이트는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보고서가 사실만 나열된 이유는 리서치 과정에서 그래서 우리는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사이트는 정보를 정리하는 과정이 아니라 정보의 의미를 해석해 방향을 도출하는 과정입니다.
실무에서 인사이트를 만드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Fact — 사실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가공되지 않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실을 늘어놓고 끝나면 그건 인사이트가 아닙니다. 단순 리포트일 뿐입니다.
So What — 이 사실이 왜 중요한가?
전략적 인사이트는
“이 사실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이 변화가 우리 팀·사업·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여기서 전략적 방향성이 생깁니다.
Now What —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인사이트가 인사이트가 되려면 행동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 (So What) 진입 경쟁이 심해질 것이다 → (Now What) 우리는 niche 공략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 고객 이탈이 늘었다 → (So What) 특정 기능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다 → (Now What) 우선순위를 재조정해 해당 기능 개선을 앞당긴다
이렇게 결론이 ‘행동으로 번역’되는 것이 인사이트의 본질입니다.
좋은 인사이트는 보고서를 채우는 문장이 아니라 팀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문장입니다.
정리
- 전략이 막힐 때 필요한 건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문제를 붙잡는 구조입니다.
- 인사이트는 자료량이 아니라 리서치 설계의 품질에서 나옵니다.
- 좋은 리서치는 ‘검색’보다 ‘맥락 파악’에 더 큰 힘이 있습니다.
- 인사이트는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까지 연결될 때 완성됩니다.
- 전략은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정보를 바라보는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