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의희곡1 [Scene #43] 헨릭 입센 『유령』 : 빗물에 젖은 유전과 태양이 만드는 과노출(Over Exposure)의 미장센 1. 프롤로그: 닮는다는 건, 예고 없이 찾아온다가끔 그럴 때가 있어. 거울을 보다가 잠깐 멈추게 되는 거지. 뭐냐면 내가 싫어했던 누군가의 모습이나 표정이 거울 속에서 보이는 거야. 겉모습만 그럴까... ‘나는 절대 저렇게 안 살 거야’라고 마음먹었던 방식이, 무의식 중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걸 발견하면 깜짝 놀라곤 해. 헨릭 입센의 『유령』은 그 ‘닮음’이 단순한 가족 닮은꼴 수준이 아니라, 숨겨둔 삶의 결과로 우리에게 돌아오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야. 여기서 유령은 흰 천을 뒤집어쓴 귀신이 아니야. 집안이 오랫동안 감춰온 진실, 편의대로 만든 도덕, 말하지 못한 사건들. 그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결국 다른 방식으로 다시 나타나는 거지. 나는 이 작품을 ‘젖은 집’으로 찍고 .. 2026. 1.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