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프레이밍1 [Scene #33] 안톤 체홉 『벚꽃 동산』 : 사라지는 것들을 위한 딥 포커스(Deep Focus)와 소리의 잔상 1. 프롤로그: 버리지 못하는 건 물건이 아니라, 시간이다새 해를 맞이해서 방 정리를 하는 분들도 많지 않아? 나는 아마 방정리 한 번 시작하면, 70% 이상은 버릴 것들일 듯...생각해 보면 말이야, 어떤 물건은 분명 오래전에 역할을 끝냈는데도, 이상하게 손이 안 가는 폐기물이 되잖아. 낡아서 쓸 수 없고, 고쳐도 딱히 쓸 일이 없는데도, ‘그걸 치우는 순간’ 뭔가 더 큰 게 사라질 것 같아서... 사실 우리가 붙잡는 건 물건이 아니라 그 물건에 묻어 있는 의미나 추억 또는 시간이겠지? 안톤 체홉의 『벚꽃 동산』은 그 ‘버리지 못하는 시간’이 집을 통째로 삼켜버리는 이야기야. 당장 현실은 정리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정리 대신 추억을 빛내는 말만 더해. 체홉이 이 작품을 희극이라고 부른 건 잔인해서가 .. 2026. 1.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