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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드라마3

[Scene #14] 천승세 『만선』 : 비극적 운명을 암시하는 수평선 구도(Composition)와 바다의 거친 질감 표현 1. 프롤로그: 우리는 무엇을 낚으러 바다로 가는가이제 연말이네. 이쯤 되면 친구들이나 동료들끼리의 송년회 모임 꼭 있지? 그리고 그렇게 모이는 자리에서 항상 나오는 주제가 있어. 바로... 주식, 코인, 부동산. 아, 로또도 있다! '이번 한 번만 잘 되면…' 그 한 방이 나의 쌓인 대출을 해결해 줄 것이고, 내 삶을 바꿔줄 것이며, 내 인생을 뒤집어줄 것이라고 믿는 거지. 흐흐. 근데 이상하지 않아? 그 ‘한 방’을 꿈꾸는 것은 좋은데, SNS에 비친 누군가의 그 한방을 이룬 삶의 결과는 늘 좋지 않은 것 같거든. 그들은 늘 중요한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을 놓치더라. 힘들 때 함께 술 한 잔 기울이던 얼굴들, 함께 속상해하고 울어주던 친구들, 그리고 웃음의 온도 같은 것들 말이야. 큰 성취를 이루.. 2025. 12. 24.
[Scene #05] 헨릭 입센 『인형의 집』: 완벽한 거실의 균열을 포착하는 대칭 구도(Symmetry)와 차가운 색온도 분석 1. 프롤로그: 완벽하게 세팅된 무대 위에서가끔 SNS를 보다 보면 기분이 묘해질 때가 있지 않아? 완벽할 정도로 잘 정리된 거실, 그림처럼 차려진 예쁜 식탁, 언제나 늘 웃고 있는 커플사진들.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사진들 말이야.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저 사진 밖의 진짜 공기는 어떤 온도일까?' 셔터가 눌리기 직전까지 누군가는 지쳤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참고 있었을 수도 있으니까... 우리는 저마다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무대를 꾸미고, 그 무대가 오래 갈수록 무대가 현실을 이겨먹기 시작하는 것 같아.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보여야 하는 삶’이 더 우선이 되는 순간이 오거든.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은 그런 의미에서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완벽한 거실'이 아닐까.. 2025. 12. 20.
[Scene #02] 테네시 윌리엄스 『유리동물원』: 기억의 왜곡을 시각화하는 소프트 포커스(Soft Focus)와 달빛 조명 분석 1. 프롤로그: 우리는 모두 각자의 ‘창고’에서 일한다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 나는, 톰을 보는 게 편하지만은 않았어. 다리가 불편한 누나 로라, 신경질적이고 숨 막히게 통제하는 엄마 아만다를 두고, 자기 꿈을 찾겠다고 훌쩍 떠나버리는 한 편으로는 무책임한 사람. 그게 내가 처음 붙여준 톰의 이름표였을지도 모르지.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말이야, 이상하게도 '톰이 어떤 선택을 했나'보다 '톰이 어디에서 하루를 썼나'가 눈에 들어오더라. 그가 일하던 곳이 ‘신발 창고’였다는 사실 말이야. 상자 옮기고, 먼지 뒤집어쓰고, 상사의 눈치 보고,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하루를 버티는 곳. 거기서 톰은 몰래 시를 쓰고, 퇴근하면 “영화 보러 간다”며 둘러대고 밤거리를 쏘다니지. 여기서 갑자기 내 책상 위 업무 자료가 .. 2025.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