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레드조명1 [Scene #50] 에우리피데스 『메데이아』 : 신성한 황금빛(Golden Backlight)의 역설과 딥 레드(Deep Red)의 침식 1. 프롤로그: 사랑이 끝난 자리에 남는 건, 감정이 아니라 체면일 때가 있어난 학창 시절부터 사실 댄서가 꿈이었어. 하지만 꾸던 꿈들을 점점 버리게 된 이유는 바로 사회와 어른들로부터의 배신감이 컸던 것 같아. 그저 무대가 좋아서 댄서가 되고 싶었던 한 젊은이를, 사회가 배출한 어른이라는 분들이 가만히 두질 않더라고. 그렇게 매 번 배신을 경험할 때 점점 먼저 무너지는 건 감정보다는 내가 나를 어떻게 믿어왔는지인 것 같아.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라는 생각도 계속 떠나질 않고, 그다음엔 ‘결국 내가 문젠가’로 바뀌지. 슬픔이 아니라, 모욕감이 오래 남는 이유가 거기 있었나봐. 똑같은 예시는 아니지만,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는 그 모욕감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아주 냉정하게 끝까지 보여주는 비극.. 2026. 1.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