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축제1 [Scene #52]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미스 줄리』 : 잠들지 않는 백야(Midnight Sun)와 ‘부엌’이라는 추락의 무대 1. 프롤로그: 밤도 아니고 아침도 아닌 시간은 사람을 흔든다밤을 새본 적 없는 사람은 없지? 난 요즘 지나칠 정도로 일찍 잠이 들지만, 예전 영상작업을 한참 할 땐 밤샘 작업이 일상이기도 했거든. 밤을 새우다 보면 밤공기와 새벽공기가 다르다는 걸 알 거야. 새벽 4-5시 전후쯤? 하늘이 푸르스름하게 바뀌는 타이밍이 딱 그 시간대지. 요즘은 겨울이라 좀 더 이후쯤? 무튼 몸은 지쳐 있는데, 그 틈을 타서 평소엔 지켜지던 선이 조금 헐거워지기도 하는 시간이 바로 새벽인 것 같아. 스트린드베리의 『미스 줄리』는 그 ‘경계가 풀리는 시간’에 벌어지는 사고야. 하지 축제(Midsummer)의 밤, 바깥은 잠들지 않는 백야의 빛으로 계속 밝고, 저택의 지하 부엌은 열기와 냄새로 꽉 차 있어. 백작의 딸 줄리는 아.. 2026. 1.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