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리뷰2 [Scene #41] 해롤드 핀터 『배신』 :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관계의 균열과 침묵의 미장센 1. 프롤로그: 결말을 아는 채로, 시작을 다시 바라보는 일어리고 젊었던 시절엔 좋고 나쁨을 따지지 않고 맺었던 게 관계였는데,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상처만 남은 관계가 참 많더라고. 그래서 그런가... 점점 필요한 만남 외에는 관계맺지 않는 습관이 생겼어. 다만, 그러고 나니 뭔가 외로움도 함께 찾아오기도 하는...? 그래서 생각해 본 게 과거에 좀 더 좋은 관계를 만들 순 없었을까 하는 후회도 있었어.어떤 관계는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선명해지더라. 그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나면 기억들이 이상하게 정리가 되는 경우도 있지. 그 기억의 조각들이 뒤늦게 줄을 서면서, 마음 한쪽에 이런 질문이 남기도 하더라고. ‘내 관계의 문제는 어디서부터 틀어져 있었을까?’ 해롤드 핀터의 『배신』은 그 질문을 아주 독특한.. 2026. 1. 7. [Scene #01] 아서 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고립된 가장의 심리를 표현하는 핸드헬드(Handheld) 앵글과 뒷모습 연출 1. 프롤로그: 어릴 땐 몰랐고, 지금에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처음 이 희곡을 읽었을 때, 윌리 로먼은 그냥 '고집 세고 시대감각 없는 사람'처럼 보였어.그때의 나는 되게 단순했지. 누군가 무너지는 걸 보면, 그 사람의 성격부터 판단해 버리는 쪽이었거든.'왜 저렇게까지 자존심을 세우지? 난 저러지 말아야지.'이런 생각을 되게 쉽게 했어. 마치 인생이 선택지 몇 개로만 구성된 게임인 것처럼...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20대를 지나 30대를 건너서 40대까지 되니까… 이 작품이 완전히 다른 얼굴로 다가오는 거 있지?예전에는 건너뛰던 지문들이 갑자기 내 발목을 잡았고, 별일 아닌 것 같은 문장 하나도, 이상하게 오래 남아 있더라고. 특히 더 이상한 건, 공감이 이동했다는 거야. 예전엔 분명 큰 아들 비프 쪽에.. 2025. 12.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