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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백2

[Scene #44] 이강백 『결혼』 : 소유가 빠져나가는 순간들, 뺄셈의 무대와 핀 스팟의 고립 1. 프롤로그: ‘내 것’이라고 말하는 순간, 불안이 같이 따라온다난 나이에 맞지 않게 '내 것'이 참 없긴 한데, 잘 보면 우리는 습관처럼 '내 것'으로 말하는 것이 많은 듯 해. 예를 들면 ‘내 집’, ‘내 차’, ‘내 시간’ 등. 그 말이 주는 안정감이 있거든. 근데 한 번만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그 ‘내 것’이 사실은 계약서 위에 얹혀 있는 경우가 많잖아. 대출이 끝나야 내 집 같고, 할부가 끝나야 내 차 같고, 일정이 비어야 내 시간이지. 이강백의 『결혼』은 그 불안을 아주 단순한 장치로 보여줘. ‘남자’는 결혼을 위해 필요한 걸 전부를 빌려 와. 저택, 의상, 장식, 하인까지도 말이야. '시간이 되면, 말없이 가져간다'는 규칙과 함께. 제목만 보면 마치 ‘로맨스’로 착각할 수 있지만, 사실 점.. 2026. 1. 8.
[Scene #12] 이강백 『파수꾼』 : 보이지 않는 공포를 형상화하는 오프 스크린 사운드(Off-screen Sound)와 공간 연출 1. 프롤로그: 우리는 어떤 공포를 소비하는가요즘, 유튜브를 보든 SNS를 보든 말이야... 세상 돌아가는 거 보다 보면 그런 생각 들지 않아? 어디선가는 늘~ “위기다”를 만들고, 누군가는 그 위기를 “관리한다”는 얼굴로 서 있잖아. 그게 뉴스든, 회사 회의든, 커뮤니티든… 늘 어딘가엔 가상의 적이 존재하더라고... 아마 그래야 사람들이 뭉치고, 그래야 불안이 돈이 되고, 그래야 누군가의 말이 법이 되기 때문인 걸까? 이강백의 희곡 『파수꾼』은 바로 그 만들어진 공포의 작동 방식을 다루는 이야기야. 황야의 망루 위 파수꾼들은 매일 밤 북을 두드려 “무언가가 온다”를 외치거든. 마을은 떨고, 질서는 강화되고, 파수꾼의 존재는...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지. 근데 어느 날, 소년 파수꾼이 자기 눈으로 확인.. 2025.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