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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군상2

[Scene #09] 아서 밀러 『시련』 : 집단 광기의 폐쇄성을 강조하는 프레임(Framing) 기법과 익스트림 클로즈업의 긴장감 1. 프롤로그: 속삭임이 고함이 될 때까지가끔 SNS 댓글들을 보다 보면, 소름 돋는 순간들이 있지 않아? 처음엔 누군가가 '그럴 수 있지 않을까'하는 작은 의혹 제기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의혹은 수천 개의 확신으로 달려들잖아. 그 확신들은 팩트를 찾기보다 대상을 찾고, 진실을 따지기보다 분노를 완성하지... 그리고 그 흐름이 무서운 진짜 이유는, 그렇게 한 번 시작된 의혹은 팩트로도 묻히지 않는다는 거야. 한 번 '저 사람이 악마다'가 시작되면, 그다음부터는 '악마가 아닌 증거'조차도 악마의 증거처럼 취급 돼버리니까. 아서 밀러의 『시련』은 17세기 살렘의 마녀재판을 다루지만, 나는 이 작품이 오히려 가장 현대적인 공포극이라고 느껴지더라. '마녀가 실제로 있냐 없냐'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 2025. 12. 22.
[Scene #06] 막심 고리키 『밑바닥에서』: 지하 공간의 거친 질감(Texture)을 살리는 로우 키(Low Key) 조명 활용법 1. 프롤로그: 우리는 어디쯤 내려와 있는가내가 한참 직장이 구해지지 않아서 힘든 시절을 보내던 날에는, 일부러 거울을 통해 내 모습을 모니터링하곤 했거든? 날이 갈수록 피곤에 찌든 눈, 푸석한 피부, 영혼 없이 흔들리는 몸. 하...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올라오기도 하더라.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바닥일까, 아니면 아직 더 내려갈 곳이 남았을까?' 막심 고리키의 『밑바닥에서』는 제목 그대로 '인생의 가장 낮은 층'을 보여줘. 갈 곳 없는 사람들이 곰팡이 핀 지하 숙소에 모여 살지. 서로 싸우다가도, 밤이 되면 누군가 건네는 달콤한 말에 기대 잠이 들어. 근데 그 달콤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 순간엔 그렇게 중요하진 않았던 것 같아. 살아남는 게 먼저니까... 그래서 오늘은 .. 2025.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