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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라이트2

[Scene #46] 사무엘 베케트 『행복한 날들』 : 차오르는 흙더미의 구속과 가혹한 하이 키 조명의 역설 1. 프롤로그: 너는 지금, 어디까지 잠겨 있는 기분이야?지금의 나는 직장생활을 해. 그래서 시키는 것만 잘하다가 퇴근하면 되는 일상을 보내고 있지.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어. 프리랜서로 영상편집을 할 땐 모든 계획과 할 것을 내 주관으로 해야만 했거든. 그렇게 방 안에서 일을 하거나 혹은 멍하니 있다 보면, 그런 느낌 들 때가 있어. 하루가 끝나갈수록 마음이 더 무거워지는 느낌? 할 일은 늘어나고, 책임은 쌓이고, 난 그대로인데 마음은 답답해지는 거지. 하지만 그럴 때도 이렇게 이겨 냈어. ‘괜찮아.’ ‘별일 없어.’ 표정도 적당히 맞추고, 루틴도 끝까지 굴려보려고 했거든. 사무엘 베케트의 『행복한 날들(Happy Days)』은 그 상태를 무대 위에 아주 단순한 그림으로 올려놓은 .. 2026. 1. 9.
[Scene #42] 에드워드 알비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 환상이 걷히는 새벽, 하드 라이트가 남기는 ‘잔해’의 미장센 1. 프롤로그: 파티가 끝난 뒤, 불 켜진 거실에서 남는 얼굴오늘은 퇴근 후 방에 들어오는 순간 느꼈어. 오늘 하루 참... 길었다는 걸. 밖에서는 멀쩡한 척 웃고 떠들며 사람들과 맞춰주다가, 퇴근 후 현관문 닫고 불을 켰는데 매일 보는 환경이 유독 낯설게 느껴지는 날 있잖아? 이런 날은 밝아진 조명 아래서 숨겨뒀던 피로감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보이더라고. 아까까지는 괜찮았던 표정이, 지금은 피곤하고 무표정하게 굳어 있는 거지. 에드워드 알비의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바로 그 순간을 밤새 늘려놓은 작품같아. 중년 부부 조지와 마사는 손님을 불러놓고도 서로를 배려하지 않지. 대화는 자꾸 칼끝으로 바뀌고, 농담은 모욕으로 착지하고, 사소한 말이 관계 전체를 흔들기도 해. 중요한 건, 싸움의 .. 2026.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