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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각렌즈2

[Scene #51] 다리오 포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 : 권력을 조롱하는 광각(Wide Angle)의 왜곡과 창문의 역설 1. 프롤로그: 코미디가 뉴스보다 더 또렷할 때방송을 보다보면 NG모음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잖아. 난 그거 보는게 그렇게 재미 있더라고. 나 역시 편집을 하다 보면 촬영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튀어나온 NG장면들 보면 나만 보기 아까워서 항상 영상 끝에 모아놓곤 했었어. 보통 대사나 동작이 틀렸는데, 그 순간 사람의 반사신경이 그대로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지. 누가 책임을 피하려고 먼저 말을 던지고, 누군 얼버무리며 웃고, 누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고. 그 몇 초가, 잘 다듬어진 ‘OK’보다 훨씬 많은 걸 말해줄 때가 있어. 다리오 포의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은, 권력의 말실수와 변명, 말 바꾸기가 한 장면씩 쌓여서 스스로 무너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소동극이야. 배경은 경찰서. 조사받던 .. 2026. 1. 12.
[Scene #34] 고선웅 『리어외전』 : 비극을 희극으로 비트는 광각 렌즈(Wide Angle)의 왜곡과 속도감 1. 프롤로그: 웃음이 먼저 나오면, 이미 무너진 거다가끔 그런 날 있지 않아? 진짜로 속상한 일이 닥친 거야. 그런데 이상하게 웃음이 먼저 나오는 날 말이야. 설마 웃겨서 웃었을까... 사실, 상황이 너무 어처구니없어서, 슬퍼할 타이밍조차 놓쳐버리는 순간인 거지. 그 웃음은 낙천도 위로도 아니고, 그냥 ‘정신이 버티는 방식’에 가깝겠지. 고선웅의 『리어외전』은 바로 그 웃음을 무대 위에 올려놓는 작품인 듯 해.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이 고통을 천천히 씹어 삼키는 비극이라면, 『리어외전』은 그 고통을 한 번에 삼켰다가 기침처럼 터뜨려 버려. 인물들은 품위를 지키며 무너지는 대신,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더 빠르게 무너져. 그래서 우리는 웃는데, 웃다가 갑자기 목이 잠기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거지. 그래서 오늘.. 2026.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