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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조명3

[Scene #30]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 혁명의 바리케이드와 로우 앵글(Low Angle)의 웅장한 시각화 1. 프롤로그: 새해, 다시 깃발을 들 시간새해를 맞이한 첫날 벌써 하루가 다 지나가고 있어. 참~ 묘한 기분이 들어. 아침에 눈 비비며 떡국 대신 먹은 라면은 이미 다 소화 됐고, ‘올해는 진짜 다를 거야’ 했던 아~주 작은 설렘은 있었지만 벌써 잊혔어. 그리고 내일 아침엔 어김없이 출근을 할 것이고, 다시 돌아올 일정, 다시 익숙해질 일상. 매 년 돌아오는 새해는 점점 기쁘기보다는 묵직함을 남기는 것 같아.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은 우리에게 아주 단단한 문장 하나를 건네는 작품이야. ‘가장 어두운 밤이라도 내일은 반드시 온다’는 믿음. 이 작품의 인물들은 진창 속에서도 하늘을 보잖아. 빵 한 조각에서 시작된 삶이 촛대 하나로 방향을 바꾸고, 누군가를 지키겠다는 마음이 마침내 바리케이드 위의 깃.. 2026. 1. 1.
[Scene #20] 안톤 체홉 『바냐 아저씨』 : 35mm 렌즈로 포착한 일상의 무력감과 '매직 아워(Magic Hour)' 조명 활용 1. 프롤로그: 억울함은 울음보다 먼저 목을 조른다내 경우, 가끔은 슬퍼서 무너지는 게 아니라, 억울해서 무너지는 경험을 하는 것 같아. 참을 만큼 참았다고 믿었는데, 어느 순간 거울을 보니까, 참은 만큼의 보상이 아니라 참은 만큼의 공백만 남아 있을 때가 있거든. 그 공백이 사람을 참... 미치게 하지. 울음은 흐르기라도 하는데, 억울함은 안에서 굳어져버려. 그래서 더 위험해지지. 안톤 체홉의 『바냐 아저씨』는 그 굳어버린 억울함이 어딜 향해 튀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바냐는 평생을 영지의 장부와 일손에 묶어두고, 누군가의 명성과 이름을 위해 시간을 송금해 온 사람이야. 그런데 은퇴하고 돌아온 교수는, 바냐가 떠받치던 ‘위대함’의 실체를 너무 허무하게 드러내버려. 그 순간 바냐가 깨닫는 건 하.. 2025. 12. 27.
[Scene #06] 막심 고리키 『밑바닥에서』: 지하 공간의 거친 질감(Texture)을 살리는 로우 키(Low Key) 조명 활용법 1. 프롤로그: 우리는 어디쯤 내려와 있는가내가 한참 직장이 구해지지 않아서 힘든 시절을 보내던 날에는, 일부러 거울을 통해 내 모습을 모니터링하곤 했거든? 날이 갈수록 피곤에 찌든 눈, 푸석한 피부, 영혼 없이 흔들리는 몸. 하...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올라오기도 하더라.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바닥일까, 아니면 아직 더 내려갈 곳이 남았을까?' 막심 고리키의 『밑바닥에서』는 제목 그대로 '인생의 가장 낮은 층'을 보여줘. 갈 곳 없는 사람들이 곰팡이 핀 지하 숙소에 모여 살지. 서로 싸우다가도, 밤이 되면 누군가 건네는 달콤한 말에 기대 잠이 들어. 근데 그 달콤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 순간엔 그렇게 중요하진 않았던 것 같아. 살아남는 게 먼저니까... 그래서 오늘은 .. 2025. 12. 20.